브런치북 · 20화 완결 · 2025년 가을부터 2026년 가을까지

부모님 집, 이번 주말에 고칩니다

13년 동안 남의 집 안전을 보던 사람이 쓴, 부모님 집을 주말마다 하나씩 고치는 법입니다.

어머님이 화장실에서 넘어진 회사 선배 박 차장네, "괜찬아유"만 하시는 어머니를 둔 성희 씨네, 고치지 못하고 옮겨야 했던 제 어머니 집, 그리고 한 번씩 들른 집들. 2025년 가을부터 2026년 가을까지입니다.

  • 20화 완결
  • 읽는 시간 78분
  • 교재 10편 · 연재 중
  • 글 송상훈 · 사회복지사 1급

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됩니다. 지금 상황에 맞는 편부터.

한 편에 4분 안팎입니다. 읽고 나면 오늘 밤 부모님께 여쭐 말이 하나 생깁니다.

부모님이 넘어지셨다는 말을 뒤늦게 들었다면

토요일의 전화와 화요일의 전화, 그리고 왜 숨기시는지부터.

지금 할 수 있는 게 전화뿐이라면

14분 통화에서 여쭐 다섯 가지와, "괜찮다"를 다시 묻는 법.

이번 주말 부모님 댁에 간다면

연필 점 하나로 재고, 사진 열한 장으로 남깁니다.

20화, 한 권.

편마다 「여쭐 것 · 볼 것 · 할 것」 세 줄을 미리 적어 두었습니다. 제목을 누르면 브런치에서 전문을 읽습니다.

들어가며

집 세 채

박 차장네, 성희 씨네, 그리고 복지관에서 만난 어르신. 왜 집인지, 등급은 어디서 나오는지, 뭐부터 손대는지.

01화

열한 시

13년 동안 남의 집 안전을 봤지만

여쭐 것
"변기에서 일어나실 때 손 어디에 두세요?"
볼 것
부모님을 변기에 앉혀 드리고 손이 가는 쪽 벽. 세면대 모서리나 수건걸이로 가면 거기가 자리다.
할 것
나사로 박는 스테인리스 안전손잡이 30~40cm 하나, 5만 원 안팎, 그 벽 바닥에서 60~70cm(공공건물 기준) 언저리. 흡착식은 안 된다. 타일 벽이 자신 없으면 설비업체.

6분 · 2026-09-13

02화

검정 봉투

뒤에서 따라오던 발소리가 멈췄습니다

여쭐 것
"요즘 뭐 드시고 싶은 거 있으세요?" 달라고는 안 하시는 것을 먼저 여쭌다.
볼 것
다음에 같이 걸을 때 반 걸음 뒤에서 발소리를 듣는다. 끄는지, 멈추는지.
할 것
귤 한 봉지를 사 가서 헤어질 때 손에 들려 드린다. 귤이 아니어도 된다. 부모님이 들여다보시던 것이면 된다.

6분 · 2026-09-21

03화

화요일

토요일의 전화와 화요일의 전화

여쭐 것
"화장실 문, 안에서 잠그고 씻으세요?"
볼 것
화장실 문손잡이 바깥쪽 한가운데의 구멍이나 일자 홈.
할 것
문을 잠그고 밖에서 동전으로 한 번 열어 본다. 0원. 비상키(얇은 쇠막대)는 문틀 위에 올려 두고 가족에게 알린다. 구멍이 없는 손잡이면 그 손잡이가 이 집에서 처음 바꿀 물건이다.

6분 · 2026-09-21

04화

아마요

등급은 부모님의 하루에서 나옵니다

여쭐 것
"요즘 목욕은 혼자 하세요?"
볼 것
부모님이 다니시는 의원에서 의사소견서를 떼어 주는지.
할 것
번호표만 한 종이에 답 두 줄(목욕, 밤 화장실)을 적어 지갑에 넣고, 공단(1577-1000)에 전화해 주소지 지사와 서류를 묻는다. 0원. 가족이 대신 신청할 수 있다.

요양등급, 우리 부모님도 되나요 →6분 · 2026-09-14

05화

드라이버

우리 뭐부터 해야 돼?

여쭐 것
이번에는 형제에게. "엄마 소파에서 일어나실 때 어디 짚으시는지 본 사람?"
볼 것
소파 팔걸이, 식탁 의자, 화장실 문손잡이를 한 손으로 흔들어 본다.
할 것
십자 드라이버 하나로 나사를 다 조인다. 0원. 조여도 흔들리는 것은 짚는 자리에서 치우고, 그 자리를 손잡이 달 자리로 적어 둔다.

6분 · 2026-09-15

1부 듣기

부모님께 묻는 법

"괜찮다" 뒤에 있는 것을 듣는 법. 손때, 녹음, 긴바지, 국그릇, 네 번, 세모, 고무 끝, 수건, 이불장, 뒤축, 나무색, 사흘.

06화

백이십 센티

"괜찮다"는 대답은 정보가 아닙니다

여쭐 것
"넘어질 뻔한 적 있으세요?" '낙상'이라는 말은 뺀다.
볼 것
문틀 바깥쪽, 세면대 모서리, 냉장고 옆면에서 색이 바랬거나 반들반들한 자리.
할 것
포스트잇 한 묶음(문구점 2천 원)에서 다섯 장, 손때 바로 옆에. 손때는 가리지 않는다. 다섯 장을 넘기면 집보다 부모님 다리를 먼저 본다. 끝이 말린 문 앞 발판은 걷어 낸다. 0원.

7분 · 2026-09-15

07화

십사 분

전화로 5분, 먼저 여쭐 다섯 가지

여쭐 것
다섯 가지를 차례로. "넘어질 뻔한 적 있으세요?" "서거나 걸을 때 휘청하신 적 있으세요?" "넘어질까 걱정되세요?" "밤에 몇 번 일어나세요?" "요즘 안 가시는 데가 생겼어요?"
볼 것
침실 문 밖과 화장실 문 앞에 콘센트가 있는지.
할 것
콘센트에 꽂는 자동 센서등 두 개, 한 묶음 1만 원 안팎, 침실 문 밖에 하나 화장실 문 앞에 하나. 전구색으로. 꽂기만 한다.

7분 · 2026-09-15

08화

긴바지

잊으신 게 아니라 계산하신 것입니다

여쭐 것
"혈압약 타는 날이 언제예요?" 그날 같이 간다. 진료실에서 "요즘 넘어지신 적 있는지 여쭤봐 주세요" 한마디.
볼 것
안방과 거실 사이 문턱 높이를 줄자로.
할 것
그 높이에 맞는 고무 실내 경사로를 문턱 양쪽에 하나씩, 들뜨지 않게. 값은 가게마다 다르다.

7분 · 2026-09-16

09화

국그릇

어디를 짚고 일어나시는지 보면 집이 보입니다

여쭐 것
"의자에서 팔짱 끼고 한번 일어나 보실래요?"
볼 것
30초에 몇 번인지, 다섯 번에 15초를 넘는지, 그리고 손이 어디로 가는지. 벽에 붙인 의자로, 옆에 서서.
할 것
가장 자주 일어서는 자리 옆에 팔걸이 있는 의자 하나. 다리 넷이 단단하고 앉으면 무릎이 직각. 등받이는 벽에 붙인다. 값은 가게마다 다르다. 잰 숫자를 들고 체력인증센터(국민체력100)에 모시고 간다. 무료.

7분 · 2026-09-21

10화

네 번

아버지가 불을 켜지 않으신 이유

여쭐 것
"어젯밤엔 몇 번 일어나셨어요?" '밤에 몇 번'은 얼버무려지고 '어젯밤'은 숫자가 나온다.
볼 것
침실에서 화장실까지 밤길을 불 끄고 직접 걸어 본다. 침대에서 발을 내리는 자리부터 화장실 문까지 불이 있는지.
할 것
발 내리는 쪽 바닥에서 한 뼘(20~30cm)에 전구색 센서등 하나 더. 그 자리에 콘센트가 있으면 꽂는 것(두 개 한 묶음 1만 원 안팎), 없으면 침대 틀에 붙이는 충전식. 붙인 날 밤 불을 끄고 한 번 일어나 보시게 한다.

7분 · 2026-09-21

11화

세모

아버지는 이미 채점하고 계셨습니다

여쭐 것
"요즘 혼자 하기 조금 힘든 일 하나만 말씀해 주세요."
볼 것
냉장고 문과 약봉지 옆에 부모님이 스스로 해 둔 표시가 있는지.
할 것
요일마다 아침·저녁 칸이 있는 약통 하나를 약봉지 옆에. 일주일 치를 같이 담는다. 값은 가게마다 다르다. 들은 답은 단톡방이 아니라 내 메모에 ○△×로.

7분 · 2026-09-19

12화

고무 끝

동네 사람들이 뭐라고 하겠냐

여쭐 것
"지팡이, 짚고 나가세요?"
볼 것
현관의 지팡이 고무 끝. 새것 그대로면 안 짚으시는 것이다.
할 것
집에 있는 지팡이 높이를 차렷 자세의 손목 바깥쪽 뼈에 맞추고, 약한 다리 반대쪽 손에 쥐여 드린다. 0원. 지팡이가 없는 집은 이번 주는 여쭙기까지.

6분 · 2026-09-19

13화

수건

매일 씻지

여쭐 것
"요즘 목욕은 며칠에 한 번쯤 하세요?"
볼 것
화장실 수건이 젖어 있는지, 문 앞에 콘센트가 있는지.
할 것
욕실용 소형 온풍기 하나, 몇만 원대부터, 화장실 문 앞 콘센트에(욕조와 세면대 옆은 안 된다). 씻기 5~10분 전에 켜고 씻을 때는 끈다. 코드는 걸레받이를 따라 눕힌다. 욕조나 샤워 자리 바닥에 미끄럼방지 매트 한 장.

6분 · 2026-09-19

14화

이불장

거기 뭐 하러 가

여쭐 것
"요즘 집에서 잘 안 들어가시는 방이 있으세요?"
볼 것
그 방 창틀 아래 벽지가 눅눅한지.
할 것
그 방에 부모님이 매일 하시는 일 하나를 옮긴다(화분, 라디오, 빨래 개는 자리). 무엇을 옮길지는 부모님이 정한다. 0원. 문은 열어 두고 난방 밸브는 조금만.

5분 · 2026-09-19

15화

뒤축

가장 싸고 가장 빠른 개선

여쭐 것
"집에서 신는 슬리퍼, 뒤가 막혀 있어요?"
볼 것
현관과 방의 슬리퍼 뒤축이 접혀 있는지.
할 것
뒤가 막히고 밑창이 안 미끄럽고 발등이 벨크로로 끝까지 열리는 실내화 한 켤레, 만 원대부터, 현관에. 일주일 뒤에도 그 자리에 그대로면 더 넓게 열리는 것으로 바꾼다.

6분 · 2026-09-19

16화

나무색

고치자는 말에 화를 내시는 이유

여쭐 것
"요즘 집에서 뭐가 제일 불편하세요?" 고치자는 말보다 먼저 여쭌다.
볼 것
화장실과 현관에서 부모님 눈에 먼저 띄는 색.
할 것
색이 다른 안전손잡이 사진 석 장(나무색, 검정, 은색)을 식탁에 두고 고르시게 한다. 하나에 5만 원 안팎. 다는 자리와 날도 부모님이 정한다. 안 단다고 하시면 이번 주는 거기서 멈춘다.

4분 · 2026-09-21

17화

사흘

돈, 시간, 그리고 결정

여쭐 것
"전화기가 고장 나면 어디로 전화하세요?" 모르시면 그게 답이다.
볼 것
부모님 전화기의 긴급 연락처에 자식 번호가 들어 있는지 본다. 삼성은 설정의 '안전 및 긴급', 아이폰은 '긴급 구조 요청'이다.
할 것
A4 한 장에 큰 글씨로 "고장 났을 때 전화할 곳"을 적는다. 자식 번호, 통신사 고객센터, 주민센터. 0원. 냉장고 문에 부모님이 직접 붙이시게 한다.

7분 · 2026-09-21

2부 보기

집을 읽는 법

연필 점 하나로 손잡이 높이를 정하고, 사진 열한 장으로 작년과 올해를 비교합니다.

18화

연필 점

여기가 내 손이다

여쭐 것
"화장실에서 뭘 제일 자주 잡으세요?"
볼 것
현관이나 화장실 문턱에 오백 원 동전을 세운다. 동전이 가려지면 2.6cm가 넘는 문턱이다.
할 것
A4 세 장(문구점에서 백 원), 연필 한 자루. 종이를 벽에 세우고 부모님이 편하게 잡는 높이에 부모님이 직접 점을 찍으신다. 날짜를 적고 사진으로 남긴다.

6분 · 2026-09-21

19화

열한 장

작년 사진에는 없던 것이 올해 사진에는 있었습니다

여쭐 것
"문 옆에 저 의자, 언제부터 있었어요?" 사진에서 새로 생긴 것을 하나 짚어 묻는다.
볼 것
내 전화기 사진첩에서 부모님 집 문이나 벽이 찍힌 작년 사진 한 장.
할 것
같은 자리에 서서 같은 문을 다시 찍는다. 0원. 앉은 눈높이에서 정면으로, 밤길은 불을 끄고, A4 한 장을 벽에 대고. 열 장을 다 찍으면 형제 단톡방에 그대로 올린다.

19화대로 찍은 사진이 있으면 그대로 보내 주셔도 됩니다 →6분 · 2026-09-21

에필로그

제 어머니 집

고치지 못하고 옮겨야 했던 집.

20화

작은 집

「내가 이 동네를 떠나면 죽으라는 거냐」

여쭐 것
"무슨 일이 있으면 제일 먼저 누구한테 연락하세요?"
볼 것
부모님 집에 닿는 연결선이 지금 몇 개인지 센다. 이웃 한 사람의 전화번호, 주민센터, 119, 응급안전안심서비스.
할 것
부모님 주소지 주민센터에 전화해 응급안전안심서비스 대상인지 묻고, 되면 신청한다. 무료. 선정은 지자체마다 다르다. 그리고 이웃 한 분의 번호를 내 전화기에 저장한다. 가스레인지에는 타이머 콕(정한 시간이 지나면 가스가 잠기는 것) 하나, 몇만 원대. 설치는 도시가스 지역관리소나 설비업체에 묻는다.

5분 · 2026-09-19

교재는 집 안을 걷는 순서대로, 한 편에 한 곳씩.

브런치북은 20화로 한 권을 마쳤습니다. 교재는 책과 따로 1부터 세고, 브런치에 올라오는 대로 30분 안에 여기에 붙습니다. 현관, 복도, 거실, 침실, 화장실, 욕실 순서입니다. 읽고 나서 그 자리 사진을 보내 주시면 무료로 봐 드립니다. 새 편을 먼저 받으시려면 브런치에서 구독 ↗.

교재 1

신발은 한 발로 신습니다

현관에서 — 신발 신는 자리

여쭐 것
"신발 신을 때 어디 앉으세요?" "서서 신지"라는 답이 나오면 "그럼 뭐 잡으세요?"까지.
볼 것
다음에 갈 때 현관에서 한 걸음 물러나, 부모님이 무엇을 잡고 신발을 신으시는지. 그리고 문턱에 500원 동전을 세워 본다. 동전이 가려지면 2.6cm가 넘는 턱이다.
할 것
현관 스툴 하나(접이식 아님, 다리 넷, 앉으면 두 발바닥이 바닥에 닿는 높이)와 손잡이 긴 구둣주걱 하나. 값은 가게마다 다르다. 높이는 부모님이 직접 앉아 보고 고르시게 한다. 스툴은 신발장 옆, 문을 열고 닫는 데 걸리지 않는 자리에, 구둣주걱은 앉아서 손이 닿는 벽에 건다. 앉으라고 말하지 않는다. 놓아두면 먼저 앉는 사람이 생긴다.

9분 · 2026-09-29

교재 2

손잡이 높이는 손끝이 정합니다

현관에서 — 손잡이 높이

여쭐 것
"현관에서 신발 신으실 때 손으로 어디를 짚으세요?" 두 분이 함께 사시면 짚는 자리가 서로 다른지, 다르다면 어느 분이 더 자주 신발을 신으시는지.
볼 것
짚는 자리의 높이. 그 자리에 벽 고정 손잡이가 있는지, 있다면 직접 짚어 보고 정한 높이인지.
할 것
마스킹테이프와 줄자만 준비한다. 부모님이 현관에서 신발 신는 자세 그대로 손을 뻗으시게 하고, 손끝이 자연스레 닿는 자리에 테이프를 붙인다. 세 번쯤 다시 그어도 괜찮다. 높이를 적어 두고 사진을 찍는다. 시공은 뒤의 편에서 따로 다룬다. 이번 주말엔 선만 그어 둔다.

8분 · 2026-09-29

교재 3

밖으로 나가는 길

현관에서 — 문밖 네 칸

여쭐 것
"계단 내려올 때 어디서 한 번 쉬세요?" 쉬는 칸이 있다면 거기가 난간이 끝나는 자리다.
볼 것
지도 앱 거리 사진으로 부모님 댁 공동현관 앞을 열어 계단이 몇 칸인지, 난간이 어느 칸에서 끝나는지. 그리고 계단 위아래에 벽돌·화분·발판처럼 누군가 놓아둔 것이 있는지.
할 것
계단 모서리에 미끄럼방지 테이프를 붙인다. 폭 5센티미터 안팎, 바닥과 색이 확 다른 노란색이나 노랑·검정 줄무늬. 네 칸이면 한 롤이면 된다. 값은 가게마다 다르다. 마른 날 모서리의 흙과 물기를 닦고, 모서리에서 1~2센티미터 안쪽에 붙여 손바닥으로 끝까지 누른다. 들뜬 끝은 오히려 걸려 넘어지는 자리가 되니 모서리를 둥글게 잘라 붙인다. 난간이 없는 아래 두 칸부터. 공용 계단이니 윗집·옆집이나 건물 주인에게 "테이프 좀 붙여도 될까요" 한마디를 먼저 건넨다. 그 한마디가 나중에 난간 이야기를 꺼낼 문이 된다. 벽돌은 테이프를 붙인 날 함께 치우되, 치우기 전에 벽돌을 딛던 분이 어디를 짚고 내려오셔야 할지 먼저 정해 둔다.

13분 · 2026-09-29

교재 4

복도는 넓힐 수 없습니다

복도에서 — 화분 뒤에 숨은 까만 줄 세 개

여쭐 것
"안방에서 화장실 가는 길에 꺾이는 데가 몇 군데예요? 거기 뭐가 놓여 있어요?"
볼 것
벽 모서리나 문틀 아래쪽에 바퀴나 지팡이 끝이 닿은 자국이 있는지. 보행기가 현관이나 방문 옆에 세워져 있고 집 안에서는 안 쓰시는지. 보행기 앞에 A4 짧은 변(21센티미터)을 가로로 대어 몇 장인지 세고, 복도의 가장 좁은 한 점에도 대어 본다.
할 것
꺾이는 모퉁이 앞 물건 하나를 옮긴다. 부모님이 밤에 화장실 가시는 길의 꺾이는 모서리, 그 앞 한 걸음 안쪽 물건부터. 쌀통·서랍장·김치냉장고처럼 무거운 건 가구 이동 패드(밑에 끼워 밀어 옮기는 미끄럼판)를 쓰면 들지 않고 옮길 수 있다. 값은 가게마다 다르다. 옮긴 뒤 보행기나 지팡이를 짚고 그 모서리를 한 번 돌아 본다. 바퀴나 발끝이 벽에 닿지 않으면 끝이다. 한 주말에 하나만 옮긴다.

10분 · 2026-09-29

교재 5

짚을 곳이 끊기는 세 걸음

복도에서 — 붙잡을 것이 있습니까

여쭐 것
"밤에 화장실 가실 때 뭐 잡고 가세요? 순서대로 말해 주세요."
볼 것
들은 순서대로 종이에 복도를 그리고 번호를 매긴다. 그 가운데 의자·냉장고 문·방문처럼 밀리거나 열리는 것에 동그라미, 손이 아무것도 못 짚는 구간에 빗금. 두 걸음 넘게 빗금이면 거기가 이 집에서 가장 위험한 자리다. 0원이다.
할 것
부모님이 짚는 가구 가운데 움직이는 것 하나를 멈춘다. 의자 다리 밑에 붙이는 미끄럼 방지 고무 패드, 바퀴 달린 가구면 바퀴 고정 받침. 값은 가게마다 다르다. 복도에서 짚는 의자·보조 테이블·서랍장 가운데 한 개에만. 붙인 뒤 한쪽 손으로 체중을 실어 밀어 본다. 밀리지 않으면 끝이다. 냉장고 문처럼 열리는 것은 이 방법으로 막을 수 없으니, 그 자리는 손잡이 자리로 적어 둔다.

8분 · 2026-09-29

교재 6

소파가 등받이가 된 날

거실에서 — 소파 아래 바닥

여쭐 것
"요즘 텔레비전 어디 앉아서 보세요?" 소파라고 하시는지 바닥이라고 하시는지만 적는다.
볼 것
한 걸음 물러나 부모님이 소파에서 일어서시는 것을 본다. 몸을 몇 번 흔드시는지, 앉은 상태에서 무릎이 엉덩이보다 높은지. 그리고 식탁 의자에 앉으신 채 바닥에서 무릎 뒤까지 높이를 잰다. 소파 다리가 몇 개이고 어떤 모양인지도 사진으로 남긴다. 0원이다.
할 것
소파 다리 밑에 끼우는 높이 조절 받침 한 세트(4개). 바닥 쪽에 미끄럼 방지 고무가 붙은 것, 다리 모양(원형·사각)에 맞는 홈이 파인 것. 값은 가게마다 다르다. 높이는 종아리 길이에서 지금 가라앉은 좌면 높이를 뺀 만큼. 한 번에 너무 높이지 않는다. 앉으셨을 때 발바닥이 바닥에 온전히 닿는지 보고, 발이 뜨면 너무 높은 것이다. 두 사람이 한쪽씩 들고 끼운 뒤 소파를 양손으로 흔들어 밀리지 않는지 확인한다. 다리가 없는 바닥형 소파와 전동 리클라이너에는 받침을 쓰지 않는다.

11분 · 2026-10-04

교재 7

선물에는 전선이 따라옵니다

거실에서 — 발목 아래의 일

여쭐 것
"거실에 꽂혀 있는 선이 몇 개예요? 매일 뽑았다 꽂는 것도 있어요?" 들은 숫자를 그대로 적는다.
볼 것
소파에서 화장실·현관·부엌으로 가는 세 길을 가로지르는 선이 몇 개인지. 러그 밑으로 지나가는 선이 있는지, 테두리가 들린 곳이 있는지. 바닥 멀티탭의 플러그를 날마다 바꿔 꽂으시는지. 0원이다.
할 것
길을 가로지르는 선 하나를 벽으로 보낸다. 벽에 붙이는 전선 몰딩(전선 커버) 1~2미터와 멀티탭 거치대(또는 벽 고정형 멀티탭) 하나. 값은 가게마다 다르다. 부모님이 가장 많이 다니시는 길 위의 선 하나를 골라 플러그를 뽑고, 벽 쪽으로 돌려 걸레받이 바로 위에 몰딩을 붙여 선을 넣는다. 스테이플이나 못으로 선을 직접 박지 않는다. 멀티탭은 소파 옆 벽이나 가구 옆면에, 허리를 덜 굽혀도 되는 높이로 붙이고 멀티탭에 멀티탭을 겹쳐 꽂지 않는다. 선이 짧아 벽으로 못 돌리면 연장선을 더 쓰기보다 그 물건을 콘센트 가까이 옮긴다. 한 주말에 하나만 한다.

10분 · 2026-10-04

교재 8

부부 침대는 한 사람 키에 맞춰집니다

침실에서 — 발끝이 찾는 바닥

여쭐 것
"아침에 침대에서 내려오실 때 뒤꿈치가 바로 닿으세요, 엉덩이를 앞으로 빼신 다음에 닿으세요?"
볼 것
침대 끝에 걸터앉으셨을 때 뒤꿈치가 바닥에서 뜨는지. 일어나 앉거나 일어설 때 짚는 것이 협탁·서랍장·스탠드 같은 가구인지. 매트리스 가장자리에 앉으면 엉덩이가 바깥쪽으로 기울 만큼 꺼지는지. 토퍼가 깔려 있는지. 바닥에서 매트리스 윗면까지 높이를 재서 적어 둔다. 0원이다.
할 것
토퍼부터 걷는다. 돈은 들지 않는다. 그다음 매트리스 밑에 판을 끼워 고정하는 침대 기립 보조 손잡이 하나를 걸터앉았을 때 엉덩이 바로 옆에 둔다. 바닥까지 받침 다리가 내려오는 형태가 덜 흔들린다. 값은 제품마다 차이가 크다. 손잡이를 끼운 뒤 손잡이와 매트리스 사이 틈에 머리나 목이 들어갈 여지가 없는지 보고, 틈이 남으면 쿠션으로 메우거나 위치를 옮긴다. 부모님이 직접 앉았다 일어서 보시게 하고, 손잡이가 앞뒤로 흔들리면 쓰지 않는다.

10분 · 2026-10-04

교재 9

어둠 속의 여덟 걸음

침실에서 — 머리맡의 불과 전화

여쭐 것
"주무실 때 전화기는 어디 두세요? 방 불은 어디서 끄고 누우세요?" 두 답을 그대로 받아 적는다.
볼 것
부모님이 누우신 채로 팔을 뻗어 손끝이 닿는 범위. 그 안에 켜고 끌 수 있는 불과 전화기가 있는지. 침대 옆 바닥에 앉은 자세에서도 전화기에 손이 닿는지. 0원이다.
할 것
머리맡에 손만 대면 켜지는 터치식 스탠드(전구색) 하나. 스위치가 전선 중간에 달린 것 말고 몸통 아무 데나 손이 닿으면 켜지는 것, 바닥이 무거워 밀어도 넘어지지 않는 것으로 고른다. 값은 가게마다 다르다. 부모님이 누우신 채 팔을 뻗어 손끝이 닿는 자리, 침대 건너편이 아니라 주무시는 쪽에 놓고 전선은 침대 머리 뒤 벽을 따라 내린다. 전화기는 2미터쯤 되는 긴 충전선과 매트리스 옆에 끼우는 주머니로 침대 옆에 둔다. 놓은 다음 한 번은 같이 해 본다. 스탠드 켜고, 방 불 끄고, 걸어와서, 누워서 끄기. 그리고 내 휴대전화에서 부모님 번호를 방해금지 예외로 올리고 "밤에 거셔도 울려요" 한마디를 전한다.

11분 · 2026-10-04

교재 10

세 번째 시트

화장실에서 — 앉고 일어서기

여쭐 것
"화장실 변기 시트, 한쪽으로 돌아가 있지 않아요? 시트 마지막으로 가신 게 언제예요?"
볼 것
시트가 좌우로 돌아가 있는지, 밑의 고무 받침이 한쪽만 닳았는지. 옷을 입으신 채 변기에 앉아 보시게 하고 옆에서 본다. 무릎이 엉덩이보다 높이 솟으면 변기가 낮은 것이고, 뒤꿈치가 바닥에서 뜨면 높은 것이다. 줄자로 두 숫자를 잰다. 바닥에서 시트 윗면까지, 그리고 식탁 의자에 앉으신 부모님의 바닥에서 무릎 뒤까지. 내 집 변기 높이도 재어 적어 두면 나란히 놓을 기준이 된다. 0원이다.
할 것
변기 뒤쪽 시트 구멍에 볼트로 조여 고정하는 높임 시트 하나. 얹기만 하는 것, 옆에서 조임쇠로 무는 것은 밀릴 수 있어 고르지 않는다. 값은 가게마다 다르다. 사기 전에 변기 앞머리가 둥근지 긴지 사진으로 찍어 간다. 높이는 무릎 뒤 길이보다 조금 높고 발바닥이 다 닿는 데까지만 올린다. 달고 나서 손으로 좌우로 밀어 흔들리지 않는지 보고, 부모님이 한 번 앉았다 일어서시는 것을 옆에서 본다. 뒤꿈치가 뜨면 너무 올린 것이다.

11분 · 2026-10-04

읽고 난 다음

사진 세 장이면 어디부터 볼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.

변기 옆, 샤워 자리, 현관. 사진을 보내 주시면 사진으로 보이는 범위 안에서 무엇부터 살펴볼지 영업일 기준 2일 안에 무료로 알려 드립니다. 온리브는 2027년 5월 개업 예정이라 지금은 상담만 받습니다 — 그래서 더 부담 없이 보내셔도 됩니다.

이 책이 나오기 전, 도쿄에서 본 것

연재와 별개로 쓴 짧은 글들입니다. 일본의 집과 물건, 세대, 택시에서 본 유니버설 디자인.

송상훈 · 사회복지사 1급 · 온리브 ONLIV 대표(2027년 5월 개업 예정). 포스코이앤씨에서 17년 8개월, 그중 소방청과 함께한 주거환경개선 사업을 13년 기획·운영했습니다. 물건보다 걷는 방향을 먼저 봅니다. 대표 소개 → · 브런치 작가 페이지 ↗
공사 견적을 내 드리거나 병을 진단하지는 않습니다. 숫자는 출발점이고 정답은 부모님 손입니다. 제 어머니 이야기 말고는 여러 집을 섞고 이름을 바꿨습니다. 삽화는 생성 이미지와 도면입니다.

글은 브런치에 먼저 올라오고 30분 안에 이 페이지에 반영됩니다. 마지막 갱신 2026년 10월 09일 10:30. 소설 연재는 2031년 1층, 날이 좋아서에 있습니다.